토토가 막 내곁에 왔을때가 1개월 반 되었을 때였다. 그리고 2개월째가 되면서 서서히 산책을 시작했고 산책은 주로 산으로 다녔다. 요즘엔 산에도 계단이 많이있고 어떤곳은 데크식으로 나무계단으로 한참동안 길이 이어져 있기도 했다. 토토는 그때까지도 너무 작아서 계단을 올라가는 것도 힘겨웠다. 계단 높이가 토토 키보다 더 크니 그럴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계단을 올라가는 것은 곧잘 했다. 하지만 높은 계단을 내려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높이가 높다보니 쉽게 내려올 수도 없었고 그 높이가 토토에게는 두려움 자체였다. 계단을 내려오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모습이 귀여웠지만 스스로 내려오도록 만들고 싶었다.
얼마전에 내 바로 앞집. 3층짜리 일반 주택에서 불이 난적이 있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그집에서 키우던 하얀색 강아지는 안타깝게도 불에 타 죽는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그집 강아지는 성견인데도 불구하고 무슨 문제가 있었던지 계단을 오르 내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화재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혼자힘으로 계단을 내려와서 대피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 강아지에게는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었길래 계단을 못올라고 못내려온것일까? 아무튼 그런 생각지도 못한 문제로 사고를 당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나는 당장 어떻게든, 아직 토토가 너무 작고 어리지만 스스로 계단을 오르내리도록 만들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토토와 산으로 산책을 갔을때 나는 토토를 데리고 데크로 이루어진 계단으로 데리고 갔다. 계단은 경사도 꽤 심하고 계단의 수도 거의 300여 계단 정도 되는 곳이었다. 먼저 계단을 오르는 것은 힘들어도 곧잘 날 따라서 올라왔고, 힘들어하면 잠시 쉬었다가 올라 가기를 반복해서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꼭대기에서 잠시 쉰 후에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계단 높이가 토토의 키보다 높으니 계단앞에서 안절부절하면서 낑낑거렸다. 그리고는 자꾸 앞발을 나한테 내밀며 안아 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나는 계단 바로 밑에서 두손을 앞으로 내밀며 `토토야 가자. 이리 내려와봐. 아빠가 받아줄께. 괜찮으니까 내려와봐`하면서 토토를 계속 격려했다. 한참동안을 망설이고 낑낑거리다가 드디어 용기를 내어 한계단을 점프하며 내려왔다. 나는 박수를 치며 정말 잘 했다고 폭풍 칭찬을 해주며 안아주고 뽀뽀를 해주었다. 그렇게 나와 토토의 계단 내려가기 훈련은 계속되었고 기특하게도 토토는 금방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그 높은 계단을 팔짝팔짝 뛰면서 계단을 내려왔다.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큰소리로 웃으며 칭찬해주고 뽀뽀해 주면서 격려해 주었다. 그날 이후 토토는 그 작은 몸에도 불구하고 계단을 잘 내려오게 되었다. 그날 나는 계단을 다 내려온후 토토를 안고 산을 내려왔다. 아마도 많이 피곤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토토의 성공에 나 자신도 뿌듯해 하며 집으로 돌아와 집사람에게 토토가 얼마나 대단한 녀석인지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짜식, 꼭 그 애비를 닮아서 말이야` 토토를 바라보며 이런말들을 되뇌이며 그날 하루종일 우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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