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나의 토토

토토 공포와 마주치다.

내사랑 토토 2023. 2. 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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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 토토가 2달이 되었을때부터 같이 산책을 데리고 다녔다. 집 근처에 가까운 산이 있어서 항상 산으로 산책을 갔다. 보통 산책시간은 1시간정도였다. 아직 어릴때라 그런지 산을 오르다가 계단을 만나면 힘들어했다. 자기의 몸길이에 육박하는 계단이다 보니 힘이 들만도 했다. 그렇게 계단을 오르다가 힘들면 멈추어 서서 내다리를 앞발로 긁었다. 즉 더이상 힘들어서 못 올라가겠다는 신호다. 그럼 나는 토토를 안고 산행을 계속했고 평지가 나오면 다시 내려놓고를 반복했다. 토토는 산에 들어서면 온갖 냄새를 맡고 풀숲으로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반복하고 신나게 뛰기도 하고 무척이나 즐거워 했다. 그렇게 우리의 산행은 계속되었다.
 
토토가 조금 더 성장하면서 더 이상 안아 달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천방지축으로 돌아 다녔다. 당시만 해도 강아지를 산에서 전부 풀어 놓고 다녔다. 그걸 가지고 뭐라 말하는 사람도 없었고, 그래서 산에만 가면 자유롭게 돌아 다녔고 토토도 나도 너무 그걸 즐겼다. 그런데 문제는 토토가 항상 나보다 먼저 앞서서 다녔도 어떨때는 내 시야에서 사라지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천천히 가라고 아무리 말하고 소리를 쳐도 막무가내로 혼자 앞서서 돌아 다녔다. 뒤를 돌아보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이러다가는 토토를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날 다시 토토와 산책으로 산을 올라갔다. 평일이라 지나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특별히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으로 갔다. 토토는 다시 나를 앞서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는 나보다 10미터 정도 앞서서 갈때 나는 산길 옆에 있던 커다란 나무뒤로 몰래 숨었다. 그리고 조용히 숨죽이고 토토를 지켜보았다. 토토는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다가 내가 쫓아 오는 발자국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그랬는지 갑자기 뒤를 돌아 보았다. 그런데 내가 없다. 다시 앞을 한번 보고 뒤를 한번 보고 그래도 내가 시야에 보이지 않자. 갑자기 공중으로 놀라서 점프를 하고는 어찌할 줄 모르고 허둥대면서 안절부절 못했다. 토토의 얼굴에 나타난 완전 당황한 표정과 화등잔만하게 커진 눈동자 그리고 좌우 앞뒤를 정신없이 살펴보는 행동에서 정말 놀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찐 당황!! 정말 그때의 토토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더욱이 화등잔만 하게 커진 눈동자속에 담긴 놀람과 당황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웃겼다. 정말 그때 카메라로 영상을 찍어두지 못한 것이 한이 될 지경이다. 토토는 그렇게 당황한 표정을 짖더니 왔던 길을 정말 전속력으로 내달렸다. 아마도 평생 그렇게 빨리 달려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미친듯이 달려서 내가 숨어 있던 나무를 그대로지나치고 달려 나갔다. 그때서야 나는 나무에서 나와서 토토야 하고 불렀다. 달리던 속도때문에 내가 부르는 소리에도 멈추질 못하고 그대로 미끄러지면서 땅에서 몇 바퀴를 굴렀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웃긴 장면이다. 그렇게 땅에서 몇바퀴를 굴르다가 나에게 다시 전속력으로 달려와서는 깽깽소리를 냈다. 나는 토토를 쓰다듬으며 안심을 시켜주었다. 이렇게 토토가 앞서 나갈때 두어번 더 숨고 나니, 그 후론 절대로 많이 앞서 나가질 않는다. 그리고 중간중간 뒤를 돌아보면서 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이제 습관이 되었다.
 
토토가 처음으로 주인을 잃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황당함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제는 가슴줄을 항상 메고 다니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 문제들이 일어 나질 않지만 가슴줄을 메고 있음에도 토토는 중간중간 항상 뒤를 돌아보면서 내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토토야 사랑해, 그때는 너무 놀랬지?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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