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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의 이발 - 아빠 미워

내사랑 토토 2023. 3. 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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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가 4개월쯤 되었을때 처음으로 이발을 했다. 처음이라 애견미용실에 맡겼다. 보통은 몸무게로 비용을 나눴다. 그당시 토토의 경우 3만원 정도 준것 같다. 처음 미용을  할 때는 반삭을 했다. 윗 부분은 바싹 밀고 아랫부분은 떨을 많이 남기고 정리하는 형태였다. 슈나우저는 그렇게 한다고 해서 했는데 막상 하고 보니 그렇게 예뻐보이지는 않았다. 이렇게 반삭을 하고 나니 시간이 좀 지나니 더 지저분해 보여서 후회가 됐다. 아무튼 떨은 빨리 자라고 지저분해져서 다시 미용을 해야 하는데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며칠을 고심하다가 인터넷으로 미용기계를 구입했다. 전기충전식 바리깡을 구입했다. 물건이 도착한 후 토요일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드디어 직접 토토의 털을 밀리고 했다.

실제로 미용기계를 써보는 것이 처음이어서 매우 조심스럽고 혹시나 다치게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되었다. 거실 바닥에 갬핑용 돗자리를 깔고 집사람은 토토를 잡아주고 나는 기계로 털을 밀기 시작했다. 최대한 조심하면서 완전히 삭발을 해나갔다. 몸통 윗부분은 그런대로 쓱쓱 밀기만하면 그래도 깔끔하게 밀려나갔다. 그런데 겨드랑이 부분부터는 털 밀기가 만만치 않았다. 살도 연약한대다 살이 접혀 있어서 정말 조심해서 밀어야 했다. 그리고 배부분 이부분도 살이 연약한것 뿐아니라 떨도 너무 가늘고 누워있어서 잘 밀리지가 않아서 반대방향 즉 배쪽에서 윗방향으로 털을 미니까 잘밀니기는 하는데 문제는 바리깡 자국이 땡방처럼 나고 완전 맨살만 남아서 굉장히 보기 싫었다. 그래도 이미 한번 밀어서 자국이 남아버려서 과감하게 배 전체를 그렇게 밀어 버렸다. 이렇게 이발을 하는 중간중간 토토는 바둥거렸고 집사람은 토토를 달려며 진땀을 뺐고 나는 나대로 진땀을 흘리며 털을 깎아 나갔다. 다리를 밀때는 민감한 부분이라 그런지 더 버둥거렸고 우리 둘은 붙잡고 달래고 하느라 지쳐갔다. 겨우 몸통과 다리를 깎고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의 털을 자르는데 이 부분이 제일 힘들었다. 발가락 사이의 털들은 자르기도 힘들고 토토가 몇배나 버둥거려서 너무 힘들었다. 어찌어찌 다 자르고 나서 나머지 얼굴부분과 귀안쪽의 털을 자르는데 정말 너무 힘들었다. 이렇게 그냥 미용적인 면은 신경 안쓰고 밀어 내기만 하는데도 1시간이 넘게 걸렸다. 겨우겨우 털을 다 자르고 나니 허리가 부러질것 처럼 아파서 허리를 필수조차 없었다. 아무튼 힘들게 다 자르고나서 마지막으로 목욕을 시키고 드라이어로 몸을 말려주고나니 근 2시간 가까이 걸린것 같았다.

이렇게 털을 싹 밀고나니 토토는 이불속으로 기어 들어가서 나오질 않았다. 마치 벌거벗겨진 기분인가 보다. 아무튼 그후 거의 움직이지도 않고 불러도 나오지도 않고 이불속에만 웅크리고 있었다. 그후 며칠동안 내가 일을 마치고 밤 늦게 귀가를 해도 토토는 슬쩍 쳐다만보고 마중나오지도 않았다. 보통 내가 집으로 들어오면 근 1분을 넘게 낑낑거리면서 꼬리를 흔들고 나한떼 달러들면서 난리 부르스를 치면서 격한 환영식을  하는데 며칠동안이나 내가 와도 본채만채하고 날 거들 떠도 보지 않으니 여간 섭섭한 것이 아니었다. 정말 기분이 묘했다. 너무 섭섭해서 서러울 정도였다. 침대 이불속에 웅크리고 있던 토토를 이불을 들쳐서 쳐다보니 그때서야 겨우 쳐다 보는데 그 눈빛이 딱 이거였다. "아빠 미워. 왜 이렇게 털을 싹 밀었어. 아빠 정말 미워" 토토의 눈빛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토토를 쓰다듬어주고 품에 꼭 안아주며 몇번이나 말했다. "아빠가 미안해 토토." 토토의 화가 풀리기까지 딱 5일이 걸렀다. 그후론 여는때와 마찬가지로 정말 격하디격한 환영식을 하루도 빠짐없이 해주고 있다. 그후로도 내가 토토의 털을 밀었지만 처음에만 그랬지 그후로는 그런 반응을 보인적은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어이없는 웃음이 나온다. 내가 털을 밀었다고 5일씩이나 날 거들떠도 않다니 참 기가 막히다. 그때 나도 얼마나 서운하던지. 참 사람 마음도 갈대같기도 하다. 이글을 쓰면서 옆에서 누워서 날 쳐다보고 있는 토토를 보니 그때 생각이 더 생생해지는 것 같다. 고얀 녀셕, 아빠를 섭섭하게 만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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