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의 설사 대폭발 사건
우리 토토는 미니어처 슈나우저이다. 슈나우저는 기본적으로 매우 활달하고 개구지며 가장 큰 특징은 엄청난 식탐을 가진 아이라는 것이다. 우리 토토도 마찬가지로 식탐은 타고 났다. 끊임없이 먹는다. 아마도 통제를 하지 않는다면 배가 터져 나갈 때까지 먹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각별히 사료주는 양을 조절해서 주고 있는데, 토토가 3개월 무렵쯤 되었을때 그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집사람이 쌀을 정리하다가 커다란 바구니에 쌀을 놓아 두었었다. 아무튼 아침에 잠에서 깨어 거실로 나갔을때 정말 말도 안되는 엄청난 일을 마주하고 말았다. 거실 전체가 완전히 설사똥으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거실벽은 물론이고 마룻바닥, 쇼파 할것 없이 온통 거실이 설사똥 범벅이 되어 있었다. 설사똥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생쌀알이 들어 있었다. 배가 고팠던 토토가 생쌀을 왕창 줒어 먹고 그것이 탈이 나 설사를 한 것이다. 내가 거실에 들어섰을때도 토토는 설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가관이 아니다. 토토가 갑자기 깜짝 놀라서 겅충뛰고 똥구멍에서는 설사똥이 물총을 쏘듯 쭈악하고 날아가는 것이다. 토토도 지가 설사를 하면서도 놀랬는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물총처럼 뻗어 나간 설사똥에는 쌀알이 박혀 있어서 벽에 부딪칠때는 타타닥하는 소리가 났다. 나는 일단 토토를 화장실로 들여보내고 화장실에서 나오지 못하게 막아 두었다. 그러고도 토토는 계속 화장실에서 설사총을 쏴대고 있었다. 타일벽에 쌀알이 들어간 설사똥이 부딪칠때마다 타타닥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편으로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황당했지만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설사총을 쏠때마다 깜짝 놀라서 점프를 하고 설사총을 쏘고는 어찌할줄 몰라서 꼬리를 밑으로 내리고 도망다닌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 웃음이 터져서 한참동안 빼꼽을 잡고 큰소리로 한참동안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거실의 설사똥을 치우는 일은 근 1시간 이상 걸렸고 휴지로 닦아내고 다시 물휴지로 닦고 다시 설사똥 싼자리에 소독액을 뿌리고 그리고 다시 닦고를 반복했다. 허리가 휠 지경이었다. 아무튼 토토는 한참동안을 더 그렇게 쌀알이 든 설사똥을 쏜 후엔 더이상 쌀알이 들지 않은 맑은 설사가 나왔다. 무얼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몰라서 일단은 수분을 보충해 주기 위해 물을 좀 먹였고 그날 하루종일 굶겼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나니 정상으로 돌아 왔다.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렇게 설사를 총처럼 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이후로는 쌀도 손 닫지 않는 곳으로 치우고 음식물 쓰레기 같은 것도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옮겼다. 그후 토토에게는 또 다른 이상한 습관이 생겼는데, 지가 방구를 끼고는 깜짝 놀라서 도망을 간다. 아마도 설사총 쏘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로 방구를 끼고도 그게 설사처럼 나오는 것처럼 느껴져서 그런것 같다.
그 후 사료의 급여양을 좀 더 늘리고 간식을 주는 것으로 허기를 달래도록 했지만 도대체 얼마나 먹여야 만족을 할지 아직도 모르겠다. 주인인 나도 식탐이 많지만 토토는 더 한 것 같다. 우리 집사람이 말한다. 그주인에 그개라고, 어쩌면 그렇게 개가 주인을 꼭 닮는지 모르겠다고. 그말을 들으니 난 기분이 오히려 더 좋다. 날 닮은 자식이라니, 그보다 더 듣기 좋은 말이 어디있으랴.